시간이 왤케 빠르냐고~
즐겨보는 여행유튜버가 한달 휴식 후 돌아와서 오래망갑입니다, 라고 하길래 그냥 오래된 인터넷 밈인가 보다 했는데 찾아보니 시아준수가 시아준수이던 시절에 생성된 밈이었다. 역사가 오래된 밈이었ㄷㅏ..
하여간에 오래망갑이다. 그간 뜨개질을 안한 것은 당연히 아니었고 이런저런 에너지가 좀 모자랐다. 이런저런? 어떤? 에너지가 모자랐냐 하면 아무래도 할말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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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일에 썼던 것)
어디보자 마지막글이..
뜨태기를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중
은 아니고 돈을 계속계속 쓰는 중이다.
놀랍게도 시간이 없다.
실은 시간은 언제나 있고 에너지가 없다.
에너지..란 단어를 유사과학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어쨌든 기운을 내서 돈을 쓰고 뜨개실을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고 소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은 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고민해보려고 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의 옷을 떠주면 어떻게 되지 않겠나~
내 옷은 필요없다. 입고 다닐 자신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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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갔다가 주로 쓰는 4호 코바늘을 잃어버린 관계로 코바늘을 새로 사야 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2호 코바늘도 사야 했다. 크로바펜e코바늘 2호는 왠지 더 마음에 든다. 그냥 나는 새로운 걸 무척 좋아하는 구나!
근데 또 코바늘만 사려니 왠지 아쉬워져서 실도 같은 곳에서 좀 골라볼까 해서 체리초코케이크를 상상하며 이것저것 색을 조합하여 주문했다. 놀랍지 않게도 뜯어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또 계속해서 갈망템이었던 미니뜨개장비키링을 위한 것들도 샀다. 미니코바늘 3종세트와 미니쪽가위를 사서 줄자 카라비너에 주렁주렁 달았다. 가방에 달고 다니려고 했는데 막상 조합하고 보니 정말.. 유난이라는 인상을 스스로 받아버려서 씁.. 된 상태다. 언젠가는 꼭 어딘가에 달아서 절거덕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다니고 싶다.
코바늘 마련을 명분 삼아 뜨개쇼핑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갑자기 테무를 구경하게 됐다. 뭔가 비즈를 좀 사고 싶은데 테무에서 사볼까 한 것이 왠지 함정이 된 것 같다. 비즈를 고르기도 전에 뜨개실을 구경하다 보니 이것저것 엄청 골라버렸다. 화려한 합사실을 괜히 한번 사보고 싶었는데 마침 테무에서도 유명한 합사실 판매자가 있어서 엄청 구경하고 또 구경하고 다른 판매자 것도 구경하고… 합사실지옥?천국? 한참을 헤맸다.
한국에서도 팬시 얀 fancy yarn이라는 카테고리로 좀 판매되는 것 같은데 테무에서 처음으로 사봤다. 아름답고 뭘 떠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것저것 골라봤다. 아무래도 칙칙한 색깔과 푸른 색깔을 좋아하서 그런 것들만 잔뜩 골랐다가 좀 화사한 것도 골라보고… 뭐 뜨지?!! 스트레스를 스스로 창조하다…
애초에 사려던 비즈도 열심히 골랐는데 비싸봤자 2000원 안짝이니까 사람이 감을 잃어서 막 담다가 수량이 700pc 막 이런 걸 보고 이성을 되찾고 진짜 필요한 것만 샀다. 받아보니 좀 크기가 작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듯하다.
테무에서 한번 주문하고 나니까 지옥의 테무 마케팅이 나를 괴롭히는데 이번 한번을 끝으로 더는 테무에서 웬만하면 소비를 하지 않고 싶다. 일단 지옥의 마케팅이 너무 성가시고, 너무 많은 상품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테무에서 파는 멋진 합사실을 대체할 만한 동대문의 진짜 멋진 합사실 점포를 찾았기 때문에… 진짜진짜 너무너무 아름다고 멋진 합사실을 파는 곳이다. 테무 것도 뭘 떠야 할지 모르는 채로 샀는데, 동대문에서 또 6개 골라서 샀다. 뭐 어쩌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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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0일에 썼던 것)
요즘 관심 있는 건 좀더 자유로운 코바늘이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주제에.. 도안을 보고 따라하는 것 이상으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고민 중이다.
일단 기본 도형을 만드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 같고, 원하는 형태를 제한된 기법으로 만들어내는 방법도 익혀봐야 할 것 같다.
또 freeform이라는 코바늘 방식에도 관심이 생겼다. 핀터레스트에 많이 저장해뒀다. 프리폼 코바늘 기법은 몇 가지 기본 형태를 가지고 조합해서 자유로운 편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인 것 같다. 타투에도 프리핸드가 있는데 사실 타투 프리핸드는 별로 썩 관심 가져 본 적이 없는데, 코바늘은 또 다르네.. 사실 두 분야가 별로 상관없긴 함.
Free form 코바늘을 처음 접한 건 도안 구경을 하다가, 아마 산호초 관련 도안을 구경하다가 무슨 프로젝트를 봤던 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 프리폼 프로젝트로 몇 가지 기본 산호초 도안을 활용해서 큰 편물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는데 인상적이었다. 산호초가 서식하고 번식하는 모양새가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자유로워서 프리폼 프로젝트에 잘 어울리는 목표인 것 같았다.
이런 기법에 관심이 생긴 건 좀더 입체적이고 복잡한 편물을 만들어보고 싶고, 다양한 색과 실의 형태를 하나의 편물 안에서 사용해보고 싶어서 이기도 하다. 비즈나 단추 이런 재료들도 활용해보고 싶은 야망이 있다.. 합사실도 잘 써보고 싶고.. 합사실을 전문적으로 파는 동대문 점포도 있다고 하는데 궁금하다. 합사실을 비롯해서 이것저것을 조합하는 감각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역시.. 스티커를 붙이는 센스가 인생의 센스이기도 하다는 말이 맞다.
그래서.. 테무를 사용 안하려고 하는데 테무에서 이것저것 좀 사버렸다. 유명한 합사실과 비즈를 사버렸고 언제 오려나 너무 기대된다!